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이 말을 들으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다 다르다.
요즘은 온라인만 봐도 ‘이게 고급이다’라는 트렌드가 넘친다.
그런데 말이야... 그걸 그대로 따라 했을 때,
“진짜 고급스러운 공간이 되던가?”
생각보다, “오히려 안 어울리던데…”라는 말이 먼저 나온다.
"추천 자재를 썼는데, 왜 안 어울릴까?"
그게 이상하지 않다면 더 이상한 거다.
내가 쓰는 공간인데, 왜 그 판단을 남이 정하냐는 거지.
누군가의 어울림이 나에겐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우린 너무 자주 간과한다.
트렌드를 따라 만든 공간의 결말
기초부터 마감까지 고급 자재로 시공했는데,
정작 우리 집엔 어울리지 않았던 경험.
자재는 좋았지만, 삶의 구조는 엉망이었다.
디자인은 고급스러웠지만, 살기엔 불편했다.
결국 다시 부분 공사를 요청받았다.
그때 느꼈다. 고급은 경험과 소재라는 걸.
고급스러움보다 중요한 것
사람들이 말하는 ‘고급스러운 공간’에는 사실 이런 욕망이 담겨 있다.
‘오래 있어도 피곤하지 않은 공간’,
‘불이 꺼져도 예쁜 공간’,
‘가족이 편히 쉴 수 있는 분위기’,
‘손님에게 예쁘고 편하다는 말을 듣는 공간’.
근데 이건 사진 한 장으론 알 수 없다.
SNS에선 절대 보여주지 않는 생활의 불편함.
그걸 감추는 인테리어는 예뻐도 오래 못 간다.
"고급은 자재가 아니라, 감정을 설계하는 것"
내가 정의하는 고급, 당신의 방식은?
나는 상담할 때 자주 묻는다.
“하루 중 어디서 제일 오래 머무세요?”
“어떤 부분이 가장 불편했나요?”
“가장 필요하다고 느끼는 기능은 어떤 건가요?”
“수납은 가리고 싶으신가요, 보여도 괜찮으신가요?”
이런 질문들 속에서 진짜 고급스러움이 드러난다.
어떤 사람에겐 깔끔한 무채색이,
또 어떤 사람에겐 따뜻한 원목톤이
고급스러움일 수 있다.
그러니까,
“누가 고급스러움을 정의하냐”는 질문엔
“그 공간에 사는 당신이요”라고 답하고 싶다.
'공간 변화의 생각공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면형 주방이 무조건 좋다?” (0) | 2025.05.10 |
---|---|
그렇게까지 예뻐야 하나요? (0) | 2025.05.10 |
“제발 이렇게 하세요”가 넘쳐나는 인테리어 (2) | 2025.05.09 |
무몰딩 인테리어, 꼭 필수인가? (2) | 2025.05.09 |
히든도어에 대하여 (0) | 2025.05.08 |